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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그래밍, 기획과 설계 그리고 개발에서 오는 괴리감

우연찮은 기회에 프로그래밍이란 길에 접어들어 힘들게 한해 한해를 넘기며 난 지금 이 길을 걷고 있고,
한동안은 노선을 변경하진 않을 것 같다.
보람과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시덥잖은 자부심도 가져보았다.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고, 사용하게 하고 싶은 생각들을 했다. 
이런 자신감은 늘 좀더 좀더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고 장인(?)과도 같은 책임감과 열정을 갖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언제까지나 나만의 환상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부속품의 일부로 전락하는 기분을 느낀다.
그저 쓰고 버리는 도구인듯한 기분에 말할 수 없는 자존심의 상처와 함께 지독한 자폐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일은 멈추지 않는다. 유행가 가사처럼 그저 혼자만의 아픔일 뿐이다.
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끼는거지만 동일한 기획서와 스토리 보드를 보면서 기획자와 개발자
그리고 제품의 사용자와의 입장차이는 왜 이리 커다랄까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동일한 글자의 동일한 모양을 보면서....
왜 그런 착각들을 하게 되는 것일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거나 자신의 생각들을 표출하지 못하는 존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협의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흔히들 기획과 개발과 사용자들의 생각들을 나무에 걸린 그네와 연관지어 얘기하곤 한다.
커다란 나무에 안락한 그네가 있었음 좋겠다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의해 
기획자는 기존에 존재하는 그네의 구조와 요구사항에 적합한 것들을 고려하며 스토리 보드를 만든다.
그래서 개발자는 그네를 달 적절한 나무를 찾고 그리고 튼튼한 밧줄을 구하고 앉을 무언가를 구해
하나씩 하나씩 짜 맞춰 나간다.
그리고 거의 그네 모습이 완성되어 갈 즈음 어느정도 모습을 갖춘 그네를 기획자와 사용자가 함께 본다.
그 순간 그들은 서로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용자는 소파가 달린 정말 편안한 그네를 꿈꿨으며, 기획자는 기존 그네와의 차별화를 위해 나무의자가 아닌
고무의자를 기획했으며,  이런 스토리 보드를 본 개발자는 고무 타이어가 의자인 외줄 놀이기구를 만들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되는걸까?!
단순하게 의사소통의 부재가 가져오는 결과일까?! 아님 이해력이 떨어진 기획자와 개발자의 문제일까?
답은 누군가가 말해줄 것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