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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편린

기분 좋은 날씨..

희뿌연 안개가 도시를 감싸고, 가느다란 빗줄기가 소리없이 내리고 있다.
이런 날이면 주변의 모든 냄새는 더욱더 진해지고, 잔잔한 바람에 묻어나는 물내음은 신선하기까지하다.
낮게 가라앉은 공기의 무게를 느끼며,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기분이 좋다. 아무런 이유없이 마냥 기분 좋다.
유년시절 달콤한 낮잠처럼...
혹은 사랑하는 이의 따스한 품처럼...
이럴땐 수다쟁이가 되고 싶어진다. 누구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진다.
세상 그 무엇과도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작정 어딘가를 걷고 싶어진다. 촛점없는 시선으로 멍하니 망상에 잠기고 싶어진다.
모든 것들에게 관대해지는 이런 기분...
수분이 가득한 공기속에서 바다 내음마저 나는 듯한 착각을 한다.
유난히도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안개낀 수요일...
빨간 장미라도 사들고 연인을 만나러 가야될 것 같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음이 고마워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그런....
아내가 그립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내 맘에 평안을 주는 작고 사랑스런 내 아내,,
지난 10여년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든든하게 함께 해줬던,
내가 힘들때마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나의 몸짓 하나하나에 감동할 줄 아는,
침대에 누워 가늘게 실눈을 뜨며 아침 출근길을 배웅하는,
곁에 있어도 언제나 그리운 아내가 보고싶다.